저는 90년대 말 성남비행장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당시 비행장 안에는 휴일에 사병들도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었습니다. 수영복은 운동할 때 입는 보급품 반바지.
여러 명이 함께 간 적이 있었는데, 고참이 물에 들어가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있던 곳은 수심 3미터 지점이었습니다.
같이 있던 김이병도 들어가보라고 꼬득였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물에 뜬다고 말했는데, 가만히 누워있는 것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다리를 잡고 바닥이 자세히 보이지도 않는 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큰 맘 먹고,
뭘 모르던 저는 서있는 자세로 사다리를 놓았습니다.
몸이 물 솤으로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떠오르지 않습니다.
계속 가라앉았습니다. 사람들은 이상함은 느꼈습니ㄷ다.
고참이 김이병에게 건져내라고 소리쳤고, 김이병은 가라앉는 저의 손을 겨우 잡아서 건져내었습니다.
김이병이 괜찮냐고 물었고, 저는 시간이 몇 초 지나지 않아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가만히 있었는데 왜 안 떠오르냐?"